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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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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병길 기자
기사입력 2020-10-28 16:31

[시사뉴스24 엄병길 기자] 충남 천안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상돈(국민의힘) 천안시장이 선거캠프 참여자, 정치인, 퇴직 공직자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했다”고 비판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천안시의회 제237회 임시회에서 이 같은 이유로 박 시장을 몰아세우더니 급기야 시정질문을 중단하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황천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6명 전원 명의의 회견문을 낭독하며 박 시장을 맹공격 했다.

 

불과 1~2년 전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사뭇 낯선 모습이다.

 

하나하나 따져 보자.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박 시장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를 기용해 문제라는데, (그가 천안시 국장과 구청장을 지내고 노조가 뽑은 귀감공무원이었던 점은 둘째 치고)민주당 소속인 전임 구본영 시장은 재직시절 천안문화재단과 시설관리공단, 여러 산업단지 등에 대부분 퇴임 공무원을 배치했다. 일부 퇴임 공무원은 낙하산으로 가기 몇 개월 전부터 이미 ‘내정 됐다’는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나돌았다.

 

그뿐인가. 구 전 시장은 정책보좌관 자리에 선거캠프 참여자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선거캠프에서 회계책임자를 맡았던 최측근을 앉혔다. 그것도 구 전 시장이 정책보좌관이라는 자리를 새로 만들었고, (공개모집 형식이었음에도)자리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이미 해당 인물이 그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내정설이 파다했다.

 

이럴 때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어땠나? 수수방관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더 나아가 해당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도 있었다. 전임 시장 시절 퇴임 공무원 낙하산 인사나 정책보좌관에 시장 선거캠프 회계책임자를 기용할 때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던 그 당시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지금도 그 당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018년 구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불과 10여일 전 단체로 기자회견을 열어 “불순한 정치세력들에 의한 음해성 정치공세”라며 자기식구 감싸기에 나서는가 하면, 구속된 뒤에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구 전 시장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받고 다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산하기관이나 보좌관 등에 시장의 측근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물론 깜냥이 안 되는 인물을 기용하거나, 특정인이 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경우는 큰 문제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은 그들의 과거 행태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

 

불륜 스캔들로 한 때 우리 사회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던 어떤 감독이 해당 여배우와 함께 만든 한 편의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실제 제목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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